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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 입력 2021.07.20 07:43

(수필) 장한 대한의 아들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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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모든 군장병들을 응원합니다

코로나시대의 입영문화

2020년 3월 30일 한창 대구 코로나 사태가 심각했을때 막내 아들을 군에 보내면서 아쉬운 눈물을 흘려야했습니다. 최전방부대 신병교육대에 아들을 입소시키며 아이와 함께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장병만 내려서 들어오라는 소리와 함께 아들만 쓸쓸히 걸어들어가는 뒷모습도 오래 보지못하고 드라이브 쓰루로 아들을 내려주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강원도 고성 난생 처음 가보는 곳에 아들만  덩그러니 내려놓고 돌아오는길에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서 고성을 한바퀴 돌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예전같았으면 가족과 함께 성대한 입소식을 하고 마지막 퇴소식에는 보고싶었던  가족들과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으며 함께 휴가도 보내고 고생한 시간만큼의 위로와 격려를 받았을텐데 코로나로 인해 훈련소 퇴소식도 가보지 못하고 화상전화 한통으로 위로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행히 자대배치 후 신병휴가를 나올수 있어서 더욱 늠름해지고 씩씩해진 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잊혀지지 않는 신병훈련소

훈련소 입소 후 한달이 지나고 5월 1일 금요일 밤10시경, 장병들은 한 주의 고단한 훈련을 마치고 편안한 주말을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이였습니다. 다급하게 군장을 싸고 운동장으로 집합하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훈련병들은 영문도 모른채 40kg이 되는  군장을 급히 싸들고 운동장에 집합했습니다. 훈련소 가까이에서 산불이 발생해 크게 번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급하게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장병들은 매캐한 냄새가 밀려드는 가운데 급히 그곳을 피해서 4시간여를 행군하여 시내에 있는 체육관 등으로 나누어 피신을 하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그 시간 저는 금요일에 여유를 즐기며 '더캠프'라는 군인가족들 커뮤니티방에 들어가서 고성 소식을 찾고 있었는데 갑자기 고성에 산불이 났는데 22사단 신병교육대 부근이고 아직 군의 소식을 알 수 없다는 다급한 메세지들이 올라왔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바로 TV를 켰습니다.  화면에서는 시뻘건 산불이 활활 타오르는데 엄청난 강풍이 불고 있어서 어디까지 번질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하며 주변에 22사단 신병교육대가 있다고 계속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의 마음으로는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었고, 혹시라도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까 등 온갖 생각이 떠오르며 불안했습니다. 그 위급한 상황에서 내가 할수있는 것은 간절한 기도 뿐이었습니다. 담임목사님께 연락드려서 같이 기도해달라고 부탁드리고 한참을 울면서 엎드려 기도하였습니다. 얼마 후에 상황을 살피기 위해  잠시 기도를 쉬면서 TV를 보는데 장병들이 줄을 지어 대피를 하고 있었고 갑자기 이마에 153번 철모를 쓴 훈련병이 지나갔습니다. 153번은 우리 아들의 번호인데 눈이 번쩍 뜨여서 TV앞으로 달려갔습니다. 잠깐 지나갔지만 분명히 153번 훈련병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가 너무나 걱정하자 정현이가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시며 정현이 모습을 잠깐 보여주신 것 같아서 얼마나 감사하고 안심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 때의 위로가 없었다면  오래도록 걱정하며 불안해 했을 것입니다. 다행이 큰 어려움 없이 그 사건이 지나갔지만 올해도 전국에 산불이 나지 않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 아들이 전투지원중대로 자대 배치를 받아 박격포를 다루는 훌륭한 장병이 되고, 전방 GOP근무도 나가고, 분대장을 맡아 열심히 소대원들도 챙기다가 병장이 되었습니다. 원래 10월 5일이 전역일이지만 코로나로 인해 휴가를 두번 밖에 나오지 못하여 남은 휴가를 합해서 8월 17일경 휴가 후 제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입대 후 코로나로 인해 한번도 면회를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족들이 고성으로 아들을 맞으러 가려고 합니다. 오랫만에 온가족이 함께 만나 속초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며 휴가를 보낼 생각입니다. 그동안 잠도 편히 못자면서 나라를 지키느라 고생한 아들 덕분에 가족들이 아니 모든 국민이 편하게  지낼 수 있었기에 고생한 아들에게 감사한 마음과 함께  대견하고 자랑스러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땅의 수많은 국군장병들,  그 고마운 아들들에게~

그대들이 있어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든든히 서있으며 오늘도 우리가 편하게 잠들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모두 안전하게 모든 근무를 잘 마치고 그리운 가족들 품으로 건강하게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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